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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자 소울의 시대가 열렸다. 올해 미국 그래미는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5개의 상을 안기며 빈티지 소울의 시대적인 존재감을 못 박았다.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음악보다 마약과 이혼 문제로 쉴 새 없이 가십 떡밥을 던지며 유명해졌지만, 어쨌든 재즈와 소울의 매끈한 융합에 앞장선 선구자였다. 'Rehab'은 남성적 거라지 리바이벌과 일렉트로닉의 분화가 번갈아 등장하던 영국 뮤직 신에 새로운 충격을 안겼다. 영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인 '엑스 팩터'의 승자 리오나 루이스도 비슷한 붐을 탔다. 셀린 디온과 머라이어 캐리를 섞어놓은 듯한 그녀의 창법은 한동안 잠잠했던 여자 보컬 팝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비하면 좀 '지루한' 음악이지만 기획상품인만큼 소구력은 더 강하다. 올해 영국 음악 언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더피(duffy)와 아델(adele)이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와 '카타토니아'의 고향 웨일즈 출신인 더피는 좀 더 토속적인, 록 보컬에 가까운 소울을 들려준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아레사 프랭클린의 21세기 버전이라면, 더피는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아우라를 카피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눈꼬리 올린 아이라인과 탱크탑으로 '터프 걸'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더피는 60년대 영국 여자 보컬의 스타일을 코스프레하듯 차려 입고 공연을 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가십에 질린 언론은, 보컬 자체에 집중하는 더피의 사운드가 좀 더 순결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어레인지에 중심을 두는 와인하우스와 달리, 더피가 자신의 끈적끈적한 독창적인 보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와인하우스는 재즈에 기대어 있지만 더피는 목소리 자체로 사이키델릭한 무드를 만들어내며 빈티지 록 마니아까지 포섭하고 있다. 이들과 조금 벗어난 지점엔 '아델(adele)'이 있다. 그녀는 '빈티지' 사운드보다는 90년대부터 이어진 모던록 감수성에 호소한다. 좀 더 인디의 향기를 풍기며, 좀 더 거칠다(외모도 다른 분들에 비해 비주류시다). 요근래 록과 팝이 만나는 지점에 흥미를 느끼는 마니아라면 아델의 작업이 가장 혁신적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네 여자분은 모두,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돌아가며 석권해 버렸다. 모두들 몸 깊숙이에서 퍼져나오는 묵직한 목소리가 그리운 걸까.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사람은 더피. 지금 이 시대에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부디 쉽게 질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Duffy - Rockferry Adele - Chasing Pavements Amy Winehouse - Rehab |